"앉아"라고 말하기도 전에 미리 앉아버린다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눈치'입니다. 진짜 훈련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반려견의 뇌는 청각 정보보다 시각 정보를 훨씬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처리합니다. 말로만 가르치려 하면 소통의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요.
입으로는 "앉아", 손으로는 "엎드려" 동작을 하고 있진 않나요? 강아지는 100% 손동작을 따르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흥분한 강아지에게 발음이 비슷한 명령어는 소음일 뿐입니다. 자음과 모음의 구성이 확연히 다른 단어를 선택해 변별력을 높여주세요.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주머니를 만지는 미세한 습관이 진짜 신호를 방해합니다. 불필요한 몸짓을 제거하고 조각상처럼 명확해지세요.
강아지에게 거실과 공원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장소가 바뀌면 명령어를 새로 배워야 합니다. 아주 조용한 실외부터 다시 시작하세요.
여러 번 말하면 강아지는 "세 번은 불러야 움직여도 되는구나"라고 학습합니다. 신호는 딱 한 번만 주고 반응을 기다려주세요.
"이리와"가 혼나는 신호가 되어버렸나요? 그렇다면 '여기'나 'Come'처럼 완전히 새로운 단어로 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시작하세요.
엉덩이가 땅에 닿는 바로 그 찰나에 "옳지!"라고 말하세요. 행동과 보상을 연결하는 마킹의 정확도가 훈련의 성패를 가릅니다.
앉아-엎드려-손 순서를 예측하게 두지 마세요. 무작위로 신호를 줄 때 강아지는 비로소 당신의 입과 손에 온전히 집중합니다.
과하게 하품을 하거나 코를 핥는다면 훈련을 멈춰야 합니다. 훈련은 강박적인 공부가 아니라 즐거운 대화여야 합니다.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확한 신호 설계는 반려견에게 혼란 대신 자신감을, 당신에게는 깊은 신뢰를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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